■사상인 변증론(辨證論)■

사상인 변증론(四象人 辨證論)이란 사상인 감별법이다. 이 장(章)을 단순히 부록 정도로 간주할 수도 있겠으나, 가장 중요한 체질을 진단하는 방법을 결론적으로 제시했다고 보는 것이 좋겠다.

이제마 선생의 체질을 진단하는 세 가지 지표
외모
체형,용모
심성
성질,재간
항심
성격
심욕
병증
건강할 때 생리적 차이가 있고, 체질별로 잘 걸리는 질병도 다르다.

한글로 인용하고 일부 원문을 포함한다.

太少陰陽人 以今時目見 一縣萬人數 大略論之 則太陰人五千人也 少陽人三千人也 少陰人二千人也 太陽人數絶少 一縣中 或三四人十餘人而已
태소음양인(太少陰陽人)을 오늘까지 관찰한 결과 한 고을에 사람 수가 10,000명이라 하고 대략 논한다면 태음인이 5,000명이고 소양인이 3,000명이고 소음인이 2,000명이며 태양인의 수는 극히 적어서 한 고을에 3 ~ 4내지 10여 명에 불과하다.

太陽人體形氣像 腦顀之起勢 盛壯 而腰圍之立勢 孤弱
少陽人體形氣像 胸襟之包勢 盛壯 而膀胱之坐勢 孤弱
太陰人體形氣像 腰圍之立勢 盛壯 而腦頭之起勢 孤弱
少陰人體形氣像 膀胱之坐勢 盛壯 而胸襟之包勢 孤弱
태양인의 체형의 기상(氣像)은 뇌추(뇌와 이마, 목덜미)의 기세가 웅장하고 허리의 서 있는 형세가 연약하다.
소양인의 체형의 기상은 흉금(胸襟)의 벌어진 형세가 웅장하고 방광(膀胱)의 좌세(坐勢, 자리잡은 모양)가 연약하다.
태음인의 체형의 기상은 허리 주위의 서 있는 형세가 웅장하고 뇌추의 기세가 연약하다.
소음인의 체형의 기상은 방광의 좌세(坐勢)가 웅장하고 흉금의 벌어진 형세가 연약하다.

太陽人性質 長於疏通 而材幹 能於交遇
少陽人性質 長於剛武 而材幹 能於事務
太陰人性質 長於成就 而材幹 能於居處
少陰人性質 長於端重 而材幹 能於黨與
태양인의 성질은 활달한 것이 장점이며 재간(才幹)은 교우(交遇)에 능하다.
소양인의 성질은 용감한 것이 장점이며 재간은 사무(事務)에 능하다.
태음인의 성질은 성취하는 것이 장점이며 재간은 거처(居處)에 능하다.
소음인의 성질은 단정한 것이 장점이며 재간은 당여(黨與)에 능하다.

太陽人體形 元不難辨 而人數稀罕故 最爲難辨也 其體形腦頭之起勢 强旺 性質 疏通 又有果斷 其病 咽膈反胃解役證 亦自易辨 而病未至重險之前 別無大證 完若無病壯健人也 少陰人老人 亦有咽證 不可誤作太陽人治
태양인의 체형은 원래 감별하기 어렵지 않으나 사람 수가 드물기 때문에 가장 감별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 체형은 뇌추의 기세가 웅장하고 성질은 활발하며 또 과단성이 있고 그 병은 열격, 반위, 해역 등 증(證)이 있으니 역시 스스로 변증하기가 쉬우며 별로 큰 증세가 없으며 아무 병이 없고 건강한 사람 같다. 소음인 노인도 또한 열격증이 있으니 태양인으로 오진하고 치료하지 말아야 한다.

태양인 여자는 체형이 건장하고 실하나 간이 적고 협부(脇腑)가 좁아서 자궁이 부족하므로 아이를 낳을 수 없으니 육축(六畜 말, 소, 양, 닭, 개, 돼지)으로써 말하면 태양의 암소와 말은 체형이 건장하고 실하나 역시 생산치 못하는 것은 그 이치가 동일한 것이다.

少陽人體形 上盛下虛 胸實足輕 剽銳好勇 而人數 亦多 四象人中 最爲易辨
소양인의 체형은 위가 성하고 아래가 허하여 가슴이 실하고 발이 가벼워 매우 날카롭고 용기를 좋아하며 사람 수도 또한 많으니 사상인(四象人) 중에 가장 감별하기가 쉬운 것이다.

少陽人 或有短小靜雅 外形 恰似少陰人者 觀基病勢寒熱 仔細執證 不可誤作少陰人治
소양인도 혹 몸이 작고 적으며 성질이 조용하고 아담하여 외형이 소음인과 흡사한 자가 있으니 그 병세의 한열(寒熱)을 보아 자세히 집증(執證)할 것이며 잘못 소음인으로 알고 치료하지 말 것이다.

태음인과 소음인의 체형이 혹은 서로 비슷하여 가리기 어렵다. 그러나 그 병증을 관찰하면 반드시 구별하지 못할 것이 없다. 태음인이 허한(虛汗)이 있으면 완실(完實)하고 소음인이 허한이 있으면 큰 병이다. 태음인이 피부가 강하고 견밀(堅密)하면 큰 병이고 소음인이 피부가 강하고 견밀하면 완실한 것이다. 태음인은 흉격정충증이 있고 소음인은 수족문란증이 있다. 태음인은 눈동자가 위로 땅기는 증이 있으며 또 안구동통증이 있고 소음인은 이런 증이 없다. 소음인은 평시에 호흡이 고르나 간혹 큰 한숨을 쉬는 일이 있고 태음인은 이렇게 큰 한숨을 쉬는 일이 없다. 태음인은 학질, 오한 중에도 능히 냉수를 마시나 소음인은 학질, 오한 중에 냉수를 마시지 않는다. 태음인의 맥은 장(長)하고 긴(緊)하나 소음인의 맥은 완(緩)하고 약(弱)하다. 태음인의 기육(肌肉)은 견실하나 소음인의 기육은 부드럽다.태음인은 용모, 말하는 기운, 생활이 의절 있고 잘못을 고쳐 바로 잡으며 사사로움이 없고 소음인은 용모, 말하는 기운, 동작이 자연스럽고 간편하면서 약간 교묘하다.

소음인의 체형은 왜단(矮短)하나 장대(長大)하여 8~9척이 되는 자도 있으며 태음인의 체형은 장대하나 6척이 되는 왜단한 자도 있다.

태음인은 항상 겁내는 마음이 있으니 겁내는 마음이 안정되고 고요하면 거처가 편안하며 실력이 축적되어서 도덕에 나아갈 것이고 겁내는 마음이 더욱 많으면 방심되고 자유롭지 못하여 시기에 의하여 동요된다. 만약 겁내는 마음이 두려운 마음에 이르게 되면 큰 병이 발생하여 정충이 될 것이니 정충증(근심하고 두려워하는 병)은 태음인 병에서 중증이다.

소양인은 항상 두려운 마음이 있으니 두려운 마음이 안정되고 고요하면 거처가 편안하며 실력이 축적되어서 도덕에 나아갈 것이고 두려운 마음이 더욱 풍부하면 몸이 자유롭지 못하여 시기에 따라 동요한다. 만약 두려운 마음이 공포심에 이르게 되면 큰 병이 일어나 건망증(健忘證)이 될 것이니 건망증은 소양인병에서 위험한 증세이다.

소음인은 항상 불안정한 마음이 있으니 불안정한 마음이 안정되고 고요하면 비장의 기(脾氣)가 곧 활발할 것이다.

태양인은 항상 급박한 마음이 있으니 급박한 마음이 안정되고 고요하면 간장의 혈(肝血)이 곧 조화될 것이다.

소음인은 인후증(咽喉證)이 있으면 그 병이 대단히 중하면서도 장기적 질환으로 변하니 등한히 보지 않을 것이다. 마땅히 삼계팔물탕(蔘桂八物湯)을 쓰며 혹은 노루의 간이나 금사주(일종의 뱀으로 담근 술)를 쓸 것이다.

태양인이 8~9일간 대변 불통증이 있으면 그 병은 위태한 증세가 아니다. 의혹할 것은 아니며 또한 약이 있으니 마땅히 미후등오가피탕을 쓸 것이다.

태양인은 오줌이 많으면 건강하고 병이 없으며, 태음인은 땀이 잘 나면 건강하고 병이 없으며, 소양인은 대변이 잘 통하면 건강하고 병이 없으며, 소음인은 음식이 잘 소화되면 건강하고 병이 없는 것이다.

태양인은 열격이 되면 위완(胃脘)의 상초(上焦)가 시원한 것이 바람과 같고, 태음인은 이질이 나면 소장의 중초가 막힌 것이 안개 같고, 소양인은 대변이 통하지 않으면 흉격이 반드시 열화와 같이 뜨겁고, 소음인은 설사가 그치지 않으면 배꼽 아래가 반드시 얼음과 같이 차다. 똑똑하게 그 사람을 감별하고 또 똑똑하게 그 증세를 알면 응용하는 약 처방은 반드시 의심할 것이 없을 것이다.

사람의 형용을 자세히 관찰하여 재삼 연구하되 만약 의혹되는 점이 있으면 병증을 참작하여 똑똑히 보아 의심이 없는 연후에 약을 쓸 것이고 결코 경솔하게 한 첩의 약이라도 투약하지 말 것이다. 중병 위증(위험한 병)에는 잘못 투약하면 한 첩의 약이라도 반드시 사람을 죽이는 것이다.

華陀曰 養生之術 每欲小勞 但莫大疲
화타가 말하기를 양생하는 방법은 적당한 노력을 할 것이고 공연히 과로는 하지 말 것이다.

有一老人曰 人可日再食而不四五食也 又不可旣食後添食 如此則必無不壽
한 노인이 말하기를 사람은 하루 두 번만 먹고 4~5번씩 먹지 말아야 하며 또 이미 먹고 난 후에는 더 먹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렇게만 하면 반드시 장수하지 않을 수가 없다.

나는 이것을 보충하여 말하겠다. 태음인은 밖을 살펴 항상 겁내는 마음을 안정시키고 고요히 할 것이며, 소양인은 안을 살펴 두려운 마음을 안정시키고 고요히 할 것이며, 태양인은 한걸음 물러서서 항상 급박한 마음을 안정시키고 고요히 할 것이며, 소음인은 한걸음 나아가서 항상 불안정한 마음을 안정시키고 고요히 할 것이니 이렇게만 하면 반드시 장수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또 말하겠다. 태양인은 항상 노여운 마음과 슬픈 마음을 경계할 것이며, 소양인은 항상 슬픈 마음과 노여운 마음을 경계할 것이며, 태음인은 항상 즐거운 마음과 기쁜 마음을 경계할 것이며, 소음인은 항상 기쁜 마음과 즐거운 마음을 경계할 것이니 이렇게만 하면 반드시 장수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대순(大舜)이 밭을 갈고 심고 질그릇을 굽든지 고기 잡는 일을 하든지 모든 것을 대중 속에서 배워 선을 행하였고, 공자는 말하기를 세 사람만 동행하면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고 하였다. 이것으로써 연구하여 보면 천하에 대중의 재능을 성인이 반드시 널리 배우고 자세히 물어서 다 소유하였다. 그러므로 집대성한 것이다.

태소음양인의 식견과 재능은 각각 장점이 있다. 문필, 시어(활을 쏘며 수레를 타는 것), 가무, 읍양(겸손하고 사양하는 것)으로부터 장기와 바둑, 그리고 작은 기능과 세세한 동작에 이르기까지 온갖 행동이 각각 같지 않으며 다 그 묘한 것이 다르니 실로 대중의 재능이란 자연 조화의 가운데 아주 많은 것이다.

「영추」중에 태소음양 오행인론이 있는데 대략 외형만 말하고 오장의 이치는 말하지 않았다. 대개 태소음양인을 벌써 옛적에도 발명하였으나 정밀하게 다 연구하지 못하였던 것이다.

이 글을 계사(癸巳) 7월 13일부터 시작하여 잠시도 쉴새없이 주야로 연구하고 써서 그 이듬해 갑오(甲午)년 4월 13일에 이르러서 끝내었다.

그런데 소음, 소양인론은 대략 정리되었으나 태음, 태양인론은 겨우 간략한 정도로서 되었으니 이것은 경험이 많지 못하였고 정력도 이미 소모된 까닭이다.

옛 사람들의 글에 쓰여 있기를 보고서 이해하지 못할 것이면 생각하여 보라고 하였으니 만약 태음, 태양인을 생각하여서 해득하게 되면 간략한 것이 또한 무슨 손실이 있겠는가.

만호가 되는 읍에서 한 사람이 그릇을 만들면 그릇이 부족할 것이고 백호가 되는 촌에서 한 사람이 의원을 하면 치료 사업이 부족할 것이다. 반드시 널리 의학을 발전시켜서 집집마다 의학을 알 게 되고 사람마다 병리를 알 게 된 연후에야 세상을 장수하게 하고 원기를 보전할 것이다.

광서(光緖) 갑오(甲午) 4월 12일 이제마는 함흥 한남(漢南) 산중에서 쓴다.

갑오년에 다 쓰고 을미년에 고향에 돌아왔다. 경자년에 이 책을 다시 수정하는데 의원론(醫源論)으로부터 태음인 제론(諸論)에 이르기까지는 각각 수정하였고 기타 제론을 수정하지 못하였으므로 신구본에 의하여 인쇄 발행한다.

나의 독후감

어떤 프로젝트이든 추진할 당시는 그것이 최고이고 최선인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다른 시각이 있게 마련이다.

태양인의 처방인 오가피, 미후도탕을 소양인이나 태음인, 소음인이 복용하면 어떨까? 나는 소양인이나 태음인, 소음인도 태양인이 복용했을 때와 마찬가지 효과를 볼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이제마 선생이 태양인이라고 규정한 소수의 사람은 약효가 잘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일부의 처방만 효과가 좋을 뿐이다.

상체가 크고 하체가 짧은 가분수 형태의 소양인, 체격이 큰 유형의 태음인, 체격이 작고 아담한 소음인에 따라서 좀 더 효과적인 약물(藥物)이 있을 뿐이지 다른 체질이 복용하면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

허준의 동의보감같은 증치의학(證治醫學)이 널리 인정을 받는 것도 이러한 사실을 뒷바침하는 것이다.

이제마 선생은 동의수세보원을 1893년 7월 13일에 쓰기 시작하여 1894년 4월 13일에 마쳤다. 그리고 1900년에 다시 수정하던 중 생을 마감한 것으로 보인다.

사상체질 진단의 확실한 방법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마 선생은 아직 불완전한 것을 인정하였고 후세 사람들이 이 사상의학을 보완하여 발전시켜 주길 바란 것 같다.

사상의학을 보완하고 발전시킨 것이 바로 권도원 박사의 8체질의학이다. 8체질의학은 최초로 완성된 체질의학이며 침구치료법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이상과 같이 독후감의 형식을 빌어 동의수세보원을 소개했다. 성명론, 사단론, 확충론, 장부론, 의원론, 광제설, 사상인 변증론 등 사상의학의 원리를 알 수 있도록 인용하여 올렸다. 병증과 약처방을 논한 부분은 다루지 않았다. 사상의학에 관심있는 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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